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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환영’ 채팅방서 손님 모아
주소 숨겨 ‘은밀’, 환전 20% 수수료
업소끼리 연합, 대회 열어 판 키워
오프라인 불법도박중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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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가 현장에서 적발한 불법 홀덤펌. 서울경찰청 제공
게임 칩을 몰래 현금으로 바꿔 주며 불법 도박을 알선하던 홀덤펍이 이제는 업소끼리 손잡고 대회까지 열어 판을 키운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익명 채팅방에서 손님을 모으는 등 홀덤펍의 불법 영업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불법 홀덤펍 시장 규모는 10조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됐다. 오프라인 불법 도박 항목 중 최대 규모다.
● 업소 연합 대회까지… 연간 10조 원 규모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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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2일 서울 성동구의 한 홀덤펍을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부천의 다른 홀덤펍을 불법 도박 혐의로 수사하던 중 해당 업소가 성동구 홀덤펍과 함께 대회를 열고 칩을 현금으로 바꿔 준 정황을 발견해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업주 휴대전화와 폐쇄회로(CC)TV, PC 등을 포렌식해 구체적인 영업 행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홀덤펍은 포커 게임인 홀덤과 선술집(펍)을 합한 말로 보통 일반·휴게음식점으로 영업 신고를 하고, 이용료를 받아 게임용 칩과 술을 내준다. 우승자에게 음료 등 소정의 상품을 지급하거나, 게임에서 칩을 잃은 이용자에게 추가 요금을 받고 칩을 더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칩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딴 칩을 현금 등으로 환전하면 유사 카지노 행위로 처벌된다.
문제는 합법의 외피를 쓰고 사설 카지노처럼 불법 환전을 해주며 판돈의 15∼20%를 수수료로 챙기는 업소가 많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홀덤펍 시장 규모는 10조2713억 원으로 추산됐다. 오프라인 불법 도박 시장 추정액(27조6389억 원)의 37.2%로, ‘바다 이야기’로 대표되는 사행성 게임장(10조554억 원)보다 컸다.
● 주소 숨기고 환전 손님 골라… 증거 확보 어려워
이에 따라 경찰청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친 홀덤펍 집중 단속을 벌여 총 6285명을 검거하고 범죄수익 약 240억 원을 몰수·추징했다. 그러나 홀덤펍들의 불법 영업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업소는 주소를 숨기거나 아는 손님에게만 환전해 주는 식으로 은밀하게 영업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이나 텔레그램에는 ‘초보자 대환영’ 등 문구를 내건 홀덤펍 홍보방이 여럿 있었다. 참여자가 최대 1700명에 이르는 이들 채팅방에서는 음료·식사 무제한 제공, 무료 주차·발레파킹 등 혜택을 앞세웠다. 하지만 대다수는 지역명이나 가까운 지하철역만 알렸다. 정확한 위치는 개인 전화번호로 따로 연락해야 알려주는 방식이다.
환전은 더 은밀하다. 4년 동안 불법 홀덤펍을 이용했다는 이모 씨(25)는 “최근 단속이 심해지자 첫 방문 때는 환전을 안 해주거나 지인 소개로만 새 회원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지인 소개로 방문하면 칩을 배로 얹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압수수색을 받은 성동구 홀덤펍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상금은 언제 배분하냐”는 이용자 질의에 “전화로 문의를 달라”고 답하며 개별 연락을 유도했다.
홀덤 게임 자체는 합법이고, 칩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증거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도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이 씨는 “경찰 단속을 열 번 넘게 겪었지만 내가 있던 현장에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장부와 현찰만 없으면 된다’는 식의 단속 회피 요령도 공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 홀덤펍이 회원제로 바뀌는 등 환전을 입증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수사 방식도 고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업소 종사자 등 정보원을 적극 활용하거나 잠입수사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적발된 업소의 영업 재개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불법 홀덤펍은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다른 범죄로 이어지는 경로가 될 수 있다”며 “처벌받은 업주가 다른 업장을 다시 개설하지 못하도록 제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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