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A 김영화 화백. 사진/유지현 기자 (서울=국제뉴스) 유지현 기자 = 전통 한국화의 맥을 이으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가진 화가 AIGA 김영화 화백은 최근 서울 이태원의 K212, 삼성동 코엑스 조형아트서울(PLAS) 2026, 다님818 카페 갤러리까지 총 3곳에서 동시에 작품을 전시하는 이례적인 행보로 관심을 모았다. 김 화백은 단원 김홍도의 9대손이자, 도자기 무형문화재 사기장 도봉 김윤태 옹의 딸로, 예술인의 DNA를 이은 후예로도 잘 알려져 있다. Q: 단원 김홍도 선생님의 9대손으로 알려져 있는데? A. 선조님들의 대한 무게감을 나도 모르게 의식하게 된다. 뭔가 새로운 것를 할 때마다 선조님들에게 파장이 있지 않을까 하며 아무래도 의식을 하면서 작업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의 여러 가지를 그리고 있다. 선조님더 임금님이 생활상을 그려와라, 내가 보지 못한 것을 화가의 눈으로 일상이 일어나는 거를 그려와라 그랬듯이 나도 지금 인터뷰 중인 이 순간에도 붓을 잡고 싶은 마음이다. 골프를 칠 때도 18홀 내내 그림을 그렸다. 홀덤을 하는 곳에 잠깐 갔을 때도 스케치로 남겼고, 교회에 가서 누가 멋있는 외국 사람이 설교를 하면 그 모습을 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무엇이 됐든 그런 장면이 저한테 인스퍼레이션이 일어나면 붓을 잡는다. 언제나 어디서나. '이때 해야지 저때 해야지' 이런 것은 없다. 선조님의 DNA 발현인가. Q. 김홍도 선조님도 유명하시지만, 부친이신 도요 김윤태 사기장과도 접점이 있는지? A. 아버님은 흙으로 당신의 삶의 모든 것를 나누셨다. 흙은 또 자연과 물과 공기와 이런 게 다 접점이 일어나야 한다. 아버님도 자연의 에너지, 또 살아있는 삶의 표현을 도자기로 녹이셨다고 한다면, 내 그림의 근본도 흙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이라는 것은 결국 흙이다. 흙과 나무와 공기인데, 인위적으로 일어나는 오일 페인팅 이런 것보다는 아버님이 추구해 오셨던 것들, 자연에서 오는 먹을 쓴다. 물감 자체도 흙에 염착한 분채라는 것이다. 아버님은 도자기라는 걸로 발현을 했다면, 나는 캔버스에다가 흙을 가지고 한다. 그래서 맥은 같다고 볼 수 있다. Q. 김영화 화백은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는 평가를 받는데, 동의하시는지? A. 화풍의 베이스먼트는 동양화, 동양 철학에 둔다. 동양의 깊은 철학과 사상, 여백 이런 것을 베이스먼트로 두고 그 위에다가 일종의 서양,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성력이나 이런 서양화를 조금 접목했다. 내 그림에는 직선 같은 게 있다. 직선을 쓰기가 사실 쉽지 않다. 몬드리안의 그런 직선적인 요소를 끌고 들어온 것이다. 왜냐하면 동양화면 너무 구상적으로 그냥 갖다 놓으니까 일반인들하고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동서양이 융합한 이 시대의 현대인들, 특히 MZ 세대들한테 힐링이 된다는 부분에서 동서양 융합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골프사계. 사진/김영화 화백 Q. 골프를 회화의 주요 소재로 삼으시게 된 계기는? A. 현대인들의 일상은 단순한 것이라고 봤다. 골프장에 가니 부자들의 놀이라기보다는 현대인들의 또 다른 놀이 문화인데 그 안에 희로애락이 있었다. 18홀이 우리 인생하고 똑같았다. 해저드에 빠져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은 그날 스코어를 망칠 것이다. 그래도 다시 리커버리 할 수 있다. 우리 젊은 사람들도 20대 때 불우하다고 해서 나의 인생이 계속 불우할 것이냐, 그렇지 않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시 한다면 성공하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 골프라는 게 자기 자신을 닦아야만이 좋은 습관을 낼 수가 있다. 친구들과 좋은 커넥팅도 할 수 있고 좋은 공기가 있고. 선조님이 씨름도를 그렸다면 저는 그걸 일부러 연결을 좀 했다. 골프 코스에서 사실은 자연의 조화, 그 음양의 조화를 봤다. 코스가 여인이더라. 그것을 설계한 사람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18명의 여인을 눕혀 놓은 것이다. 여인의 곡선이 그 골프장에 들어 있었다. 자카르타나 이런 데 가면 진짜 야한 여자 코스로 한 데가 많이 있다. 저는 골프에서 동양화의 선을 느끼려고 했다. 그리고 남자를 뭘로 볼 것이냐, 소나무가 남자였다. Q. 작품에 오방색을 쓰는 이유는? 컬러를 입히실 때 오방색을 쓰시는데 그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또 동양화와 골프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이 두 세계를 연결하는 작가님만의 미학은 무엇인가요? A 오방색은 청적황백흑이다. 이 다섯 가지 색은 조화가 잘 이루어졌을 때 기운이 일어난다. 그 색깔을 베이스먼트로 해서 골프 그림을 그렸다. 보이는 현상을 그대로 그리지 않고 넘어서 그리는 것이다. 붉은 산도 많이 있다. 직접 본 골프장의 풍경을 재해석해서 나만의 관념 골프 동양화 산수화를 그렸던 것 같다. 처음엔 사람들이 무슨 골프와 동양화냐고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과거 산수화는 산만 있어서 사랑받기 어려웠다. 정선의 무릉도원도는 꿈에서 본 걸 그렸다. 저는 골프 동양화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동양화 버전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 화면에 담았다. 서양화는 한 단면을 그린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 화면에 할 수 있는 건 부감법, 원근법, 다양한 시점을 가진 동양화밖에 없다. 골프장에 가면 그 안에 산도 있고 여체도 있고 소나무도 있고 호수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동양화라고 생각해서 문화일보 등에 15년을 연재했다. 내 그림의 총 키워드는 사랑의 에로스의 생명성이라는 것을 제일 처음부터 추구했다. 첫 번째는 인체 사람에 대한 에로스적인 거, 두 번째는 자연의 에너지(골프), 세 번째는 더 거대한 우주의 에너지인 천지창조까지 왔다. 피카소가 4개의 시대가 있었듯이, 저도 4개의 시대를 가고 있다. 제가 제일 처음에는 그레이(Grey) 시대였고, 골프는 그린(Green)의 시대, 지금 현재는 골드(Gold) 황금의 시대이고, 죽을 때는 화이트(White) 시대를 가려고 한다. 천지창조. 사진/김영화 화백 Q. 무령왕 표준영정을 제작하게 된 과정은? A. 선조님의 선물 같았다. 골프공에 사람 얼굴을 7천 개 정도 그리다 보니까 지역의 특징적인 것도 보이고 특징을 잡아내는 힘이 생겼다. 그 수순이 마치 소설 같았다. 경찰서장 부탁으로 몽타주를 그려주기도 하고, 곤지왕(무령왕의 아버지)을 먼저 명상을 통해 혼을 불러 그렸는데 "아버지답게 잘 그렸다"고 하더라. 그게 베이스가 돼서 무령왕을 그렸는데 심의가 12차에 걸쳐 3년이 걸렸다. 칼을 그려라, 옷 속에 보이지 않는 손을 표현해라. 진짜로 그걸 통해 도를 닦았다. 덕분에 한국 전통 기법을 깊이 공부할 수 있었다. 가장 최고의 수확은 전신사조로 혼을 넣을 수 있었다는 것. 3년 거치길 정말 잘했고, 마지막까지 손잡아 준 건 선조님의 에너지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Q, 무령왕 영정 작업 이후에 작품에 변화가 있었는지? A. 많이 있었다. 영정은 눈썹 숫자, 눈동자 크기 등 좌우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춰야 한다. 그 작업을 하고 나니까 마음이 정리가 됐다. 마음이 완전히 정리된 이후에 비로소 '천지창조'나 '마법의 순간' 같은 우주의 대작업이 오지 않았나 싶다. 인물 작업은 앞으로도 표준영정 의뢰(태조 왕건 등)가 들어오면 할 예정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제가 살아있는 동안 만난 사람을 많이 남기고 싶다. 유럽 여행 중 경찰한테 딱지를 끊겼을 때 빨리 드로잉해서 줬더니 에스코트를 해주기도 했고요. 차 펑크 났을 때 고쳐주는 사람을 그렸더니 무료로 해주기도 했고. 제 삶의 흔적들을 계속해서 기록자로 남기고 싶다. Q. 작가님이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주제 의식이 있는지? A. 2000년도 초에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을 닦았기 때문에 작업을 쏟아내는 순간 미련이 많지 않다. 대신 K-아트를 세계적으로 어떻게 가져갈까가 제게 남은 숙제입니다. 뉴욕 한복판, 파리 한복판에 가서 제가 드로잉을 하고 날개를 펼치면 많은 일이 확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밀고 가고 싶은 건 '먹'이다. 먹에 더 깊은 정신성을 넣어서 보이지 않는 세상의 에너지, 생명의 숨결 같은 작업을 역사에 남기고 싶다. 나는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서 생명력을 주신 그 에너지를 화폭에 온전히 담아서,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까지 생명력이 있는 작품을 남기고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다. Q. 향후 전시 계획은? A. 6월 4일에 이태원에서 K-아트의 서막을 알리는 전시를 시작으로 올가을부터 뉴욕, LA 등 대도시에서 전시회를 하고, 9월에는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프랑스 칸 전시, 내년에는 사치갤러리와 루브르 박물관 전시를 통해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 유지현 기자 travelpress@naver.com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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